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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Gom bros.

안녕 아깽이들


3주전쯤인가 박초딩이 전화가 왔다

-누나 집 앞에 쪼끄만 아기 고양이 두 마리가 있는데 안 가고 있어서 엄마랑 같이 놀아주고 있삼
-악 정말임 +_+ ?
-배고파 하는 것 같아서 집에 있는 멸치 좀 줬는데 괜찮음?
-사람 먹는 멸치 고양이들한테 주면 안되는거임 ㅠㅠ 집안에서 아예 키우는 건 어떠함?
-그건 잘..


다음날 또 전화가 왔다

-걔네 또 왔음 한마리는 꼭 곰동이 어릴적 같음
-와 귀엽겠음 +_+
-배고파 하는 것 같아서 물에 밥 말아줬음 먹긴 잘 먹는데 괜찮음?
-아기 고양이에게 밥은 좀.. 동물병원 데리고 갔다가 집에서 아예 키우는 건 어떠함?
-글쎄 잘..


그 다음날 또 전화가 왔다

-걔네 안 가고 계속 있길래 박스로 집 만들어줬음 내 발만 쫓아다님 너무 귀여움
-걔네들 내일도 집앞에 계속 있을 것 같음?
-응 계속 있을 것 같음
-그럼 물에 밥 그만 말고 누나가 사료랑 분유 주문해서 집으로 보낼테니 너가 챙겨서 먹이셈 알겠음?
-옹 알았음 누나 쌩유임


그 다음 다음날엔 문자로 사진 전송이 왔다.


왼쪽이 노랑이, 오른쪽은 흰둥이란다




아이고 노랑이 웃는 것 좀 봐 >_<



그 다음 다음 다음날은 문자로 동영상도 왔다
보내준 사료 맛있게 잘 먹고 있음 인증.avi





이런 사연으로 노랑이와 흰둥이는 박초딩을 아빠(ㅋㅋ)로 알고 따르면서 현재 밀양집에서 3주째 같이 잘 지내고 있다.
 
병원 데리고 가서 검사 받은 후에 목욕 시키면 곰식, 곰동이처럼 집에서 같이 지낼 수 있다고 말씀드려도 봤지만
부모님이 완전하게 길냥이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을 버리긴 쉽지 않은 터라 강요할수는 없는 것이고,

현관 앞에 박스집을 두고 사료 챙겨주고 같이 놀아 주는 것으로 박초딩이 아빠 노릇을 하고 있다.
용케도 현관앞 박스를 제 집 마냥 밖에서 놀다가도 때가 되면 찾아와서 사료 먹고 잠도 자고 씩씩하게 잘 논다고 한다.
 

그나저나 박초딩은 수입없이 출퇴근 하는 군인신분인지라
노랑이 흰둥이 사료는 계속 내가 보내줘야 할 것 같은데
졸지에 부양해야 할 고양이님이 한꺼번에 두 마리나 늘어난 셈이다

아, 곰식이 곰동이 노랑이 흰둥이를 위해 누나가 오늘도 열심히 일해야겠구나
내가 참 고생이 만타


애기들 더 크기 전에 노랑이 흰둥이 보러 집에 한번 내려가야겠네 히히힝